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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고양이들의 성역은 화장실?


고양이는 그루밍을 통해 냄새가 나지 않는 깔끔한 동물이다. 매일매일 깔끔함을 유지하는 고양이들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냄새가 나는 곳 있다. 바로 고양이들의 화장실이다. 고양이들은 기본적으로 육식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소변 속의 암모니아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고양이는 대체로 물을 잘 먹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양이의 대소변은 매우 고약한 냄새로 가득하다.


이러한 냄새는 고양이보다 힘이 쌘 상위 포식자에게 좋은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는 모래나 흙에 자신의 대소변을 덮어 냄새를 제거한다. 또한, 고양이가 사냥하는 사냥감에게도 자신이 주로 활동하는 영역을 알려주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있어서 냄새를 덮는 것은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



이 모래에 덮는 습성 때문에 고양이는 반려동물로서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로 배변훈련이 필요없이 본능적으로 모래에 볼 일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과 함께 지내면서 대소변을 아무대나 보는 경우가 생긴다. 침구, 이불, 카펫, 신발 등 고양이는 대소변을 잘 가린다는 말을 듣고 기르기를 시작한 분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다.


분명 본능적으로 모래에 덮는 습성이 있다고 하는데 화장실을 제외한 다른 곳에 볼 일을 보는 것일까? 이는 고양이들의 화장실은 성스러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은 화장실의 재질, 청결도, 위험성 등을 파악하고 그 곳이 화장실로 이용하기 적당한 지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만약 고양이가 집사가 제공한 화장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곳에 볼 일을 보게 된다.




화장실의 재질


고양이들은 화장실의 재질을 매우 중요시 한다. '밟았을 때의 느낌', '잘 파헤쳐지고 대소변을 덮을 수 있는 지', '냄새가 잘 제거가 되는 지' 등을 파악한다. 고양이들을 반려동물로 키우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고양이 화장실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고양이 화장실 재료로는 크게 흡수형 재료와 응고형 재료 그리고 천연 재료로 나뉜다.



응고형 재료는 벤토나이트를 사용한다. 벤토나이트의 경우 고양이가 좋아하는 느낌과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화장실 재료이며 소변을 흡수하여 딱딱해지는 특성 때문에 대소변을 치워주는 것도 매우 편리하다. 다만 벤토나이트는 경우 화장실 밖으로 튀어나오는 일명 '사막화'가 많이 발생하고 고양이가 파내면서 발생하는 먼지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탈취력, 암모니아로 인한 미생물 번식 억제, 편리성 등이 벤토나이트의 장점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단점이 많은 화장실 재료이다. 벤토나이트의 경우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고 가족과 고양이에게 호흡기 질환과 눈곱으로 인한 결막염을 발생시킨다. 또한, 고양이의 발바닥은 촉촉함이 유지되어야 하지만 벤토나이트를 사용할 경우 발바닥에 건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촉촉한 고양이의 발바닥은 화장실의 모래를 잘 달라붙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렇게 미세하게 달라붙은 재료들은 고양이가 발바닥을 그루밍하면서 섭취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볼 때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벤토나이트의 경우 주의사항에 '고양이가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바란다'고 쓰여있지만 그루밍을 하는 고양이는 필연적으로 먹을 수 밖에 없다.


기술이 개발되어 99.99퍼센트 먼지를 제거해준다고는 하지만 고양이가 그루밍을 한다는 점에서 벤토나이트는 양날의 검같은 재료이다. 고양이의 건강상으로 보면 좋지 않은 재료이지만 고약한 고양이의 대소변 냄새와 용변처리의 용이성 그리고 고양이의 기호도 등을 고려한 오직 집사의 편리를 위한 고양이 화장실 재료이다.



흡수형 재료의 경우 대표적으로 우드펠렛을 사용한다. 우드펠렛은 원래 보일러나 불을 지피기 위한 연료용으로 사용하는 재료였다.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고 모래와 비슷한 자연적 느낌을 주기 때문에 고양이의 화장실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우드펠렛은 벤토나이트와 달리 버려진 톱밥과 나무재질을 활용하기 때문에 재활용적인 측면도 있는 친환경적 재료이다.


다만 우드펠렛의 경우 흡수하는 성질은 있지만 냄새를 잡아주지는 못한다. 또한 벤토나이트와 달리 흡수 후 가루가 되어 풀어지기 때문에 대소변을 처리하는데 용이성이 떨어진다. 모래와는 밟는 느낌도 다르기 때문에 적응기간이 조금 필요한 화장실 재료라고 보면 되겠다. 


 


벤토나이트와 동일하게 톱밥 가루의 날림이 존재하고 고양이 발바닥에 붙어서 화장실 밖으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막화도 비슷하다. 단점이 많아보이지만 우드펠렛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이 매우 높다.



천연재료는 옥수수, 두부, 홍화씨 등을 사용한 고양이 화장실 재료이다. 고양이에게 유해한 성분이 없고 미세 먼지 및 가루 날림이 없기 때문에 천연재료는 고양이와 가족들 모두에게 좋은 재료이다. 사막화의 경우 재료의 특성마다 다르며 부피가 작고 재질이 가벼울 수록 심해진다. 


천연재료의 경우 개발된 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건강에는 좋지만 많은 단점이 존재한다. 먹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함이 발생할 수 있고 미생물의 처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자칫 고양이가 섭취 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천연재료의 경우 '무첨가'를 우선으로 하는 재료이다보니 상하기 전에 자주 갈아줄 필요가 있다.


천연재료도 흡수형 재료와 마찬가지로 적응하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에 벤토나이트와 우드펠렛을 사용 중이라면 함께 섞어 비율을 점차 늘려가야하기 때문에 화장실 적응에 있어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화장실의 청결도


고양이의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낮 시간의 시력은 사람보다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집고양이들은 청각과 후각 그리고 촉각을 자주 활용한다. 특히 고양이의 후각은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화장실의 청결도는 고양이에게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냄새가 잘 덮어지는 지, 멀리서도 화장실 냄새가 나지 않는 지 등을 파악한다.



야생에서 지내는 고양이의 경우 널리고 널린 모래들을 활용하여 대소변을 보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던 화장실의 청결도가 떨어지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 새로운 화장실을 만든다. 하지만 집고양이의 경우 새로운 화장실의 여건과 맞는 모래가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화장실의 청결도가 떨어지면 고양이가 평소에 좋아하던 재질에 대소변을 본다. 


이불, 카펫, 신발, 걸레 등 고양이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자리에 대소변을 보기 때문에 집사는 매우 당황을 하게 되고 고양이를 훈계하게 된다. 고양이는 그저 기존에 있던 화장실의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운 곳에 화장실을 만든 것일 뿐이다. 만약 다른 곳에 대소변을 볼 경우 고양이를 혼내기 보단 화장실 상태를 체크하는 게 우선이다.



여기서 한가지 의구심이 드는 점이 있을 것이다. 왜 청결함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냄새가 덮어지지 않는 이불이나 카펫, 신발등에 볼 일을 볼까? 이는 고양이가 집사를 어미고양이라고 생각하는 점에 있다. 어미고양이는 새끼고양이의 대소변 냄새를 없애주기 위해 그루밍을 해준다. 


동일하게 집사의 경우 고양이가 대변을 볼 시 화장실에서 대변을 꺼내어 냄새를 없애준다. 화장실을 제외한 곳에서 볼 일을 보게되면 집사가 와서 치워주기 때문에 집고양이는 청결도를 제외한 좋아하는 재질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집사를 믿고 냄새가 덮어지지 않는 곳에도 대소변을 보는 것이다.



화장실의 위험도


야생에서 대소변을 보는 것은 신중해야될 필요가 있다. 대소변을 볼 때는 무방비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있어서 화장실의 위험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곳에서 대소변을 본다면 자칫 상위 포식자에게 먹이가 될 수 있고 빠르게 도망가기가 힘들다. 안심하고 대소변을 볼 수 없는 곳이라면 고양이는 새로운 화장실을 찾게된다.



집고양이도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 위험도를 체크한다. 무서워하는 물건이나 소리 그리고 냄새 등이 있다면 화장실의 자리를 옮겨주는게 좋다. 필자의 경우 이 위험도를 신경쓰지 않아서 은비가 다른 곳에 볼 일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은비는 청소기나 물걸레 같은 봉 종류를 무서워하고 은비의 화장실은 청소도구의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대소변을 볼 때 불안감이 있었다.


만약 화장실 상태도 깨끗하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재질임에도 다른 곳에 볼 일을 본다면 위험도를 체크해보는게 좋다. 주변에 고양이가 대소변을 볼 시 큰소리나 위협적인 요소가 있는 지 파악한 후 화장실의 자리를 옮겨주거나 위협적인 요소를 제거해주면 되겠다.


P.S.



필자의 경우 벤토나이트, 우드펠렛, 홍화씨, 두부모래를 사용해보았다. 여러가지를 사용해보다가 은비의 건강을 챙기면서 사막화가 없고 관리하기가 편한 자갈을 발견하게 되었다. 적응하는데는 가장 시간이 오래걸리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은비가 자갈에 대소변을 잘 보아서 매우 만족스럽다. 



필자가 소개한 재료 외에도 고양이가 화장실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많이 있다. 사람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필자처럼 자갈을 사용하는 등 고양이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집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이끌어 줄 수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고양이와 가족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재료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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