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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고양이도 꿈을 꿀까?


고양이를 오래도록 키워온 사람이라면 고양이와 지내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불이나 침대 따뜻한 곳에서 늘어져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더 많이 보고 지낸다. 고양이의 하루 수면시간은 10~15시간이며 피곤할 때는 20시간을 잔다. 그렇다보니 활동하며 집사와 지내는 시간이 약 3~4시간 사이이다.


고양이는 살면서 삶의 3분의 2가량을 잠으로 지낸다. 이렇게 고양이가 잠을 많이자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고양이가 육식동물이기 때문이다. 초식동물의 경우 열량이 낮은 풀을 계속해서 섭취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수면시간이 대체로 짧다. 또한, 포식자로부터 도망갈 준비가 항상 되어있어야 하기 때문에 육식동물에 비해 수면의 요구량이 낮으며 수면의 질 또한 깊지 않다.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경우 열량이 높은 육식을 하기 때문에 사냥을 제외한 기본적인 활동에 열량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 사냥에 쓰여질 체력을 위해 본능적으로 잠을 오래도록 자며 체력을 아끼는 것이다. 고양이와 비슷한 종류인 사자나 호랑이도 마찬가지로 체력을 아끼기 위해 오랜시간 잠을 잔다. 이렇게 잠을 자며 체력의 소비율을 줄이고 사냥에 임했을 때 전력을 다해 체력을 소진하는게 육식동물의 특징이다.


잠을 많이 자는 고양이의 주요 활동시간은 새벽이기 때문에 집사와의 만남의 시간은 매우 짧다. 고양이에게 자율급식을 하지 않는 집사라면 새벽에 간간히 일어나 고양이밥을 주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집 안에서 고양이가 사방지를 돌아다니며 난리를 치는 일명 '우다다'도 새벽에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고양이가 야행성 동물이며 밤에 사냥을 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고양이 모습을 보다보면 고양이도 잠을 잘 때 꿈을 꿀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다양한 포즈로 자는 고양이를 유심히 보면 꿈을 꾸는 지 확인할 수 있다. 간혹 고양이가 실눈을 뜨며 온 몸은 부들부들 떨며 잠을 자는 모습이 보이곤 한다. 이는 고양이가 렘수면에 들어간 상태를 의미하며 고양이도 꿈을 꾼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와 비슷하게 사람도 동공이 좌우로 움직이며 렘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꿈을 꾸게 된다. 렘수면은 급속 안구 운동 수면이라고 불리며 깨어있는 것과 비슷한 수면의 깊이가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렘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급속 안구 운동 외에 몸에 작은 경련이 발생한다.


고양이 수면시간 주기에 관한 국제학술지 '실험신경학'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평균적으로 렘수면을 26분 비렘수면을 79분 정도를 반복한다. 고양이의 경우 렘수면의 주기가 상당히 짧기 때문에 깊은 잠에 빠져드는 시간은 길지 않다. 그렇게 때문에 고양이는 작은 소리나 움직임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잠에서 깨어나곤 한다.


(렘수면에 들어간 은비는 몸에서 약간의 경련이 생기며 실눈을 뜨고 자고 있다.)


만약 고양이의 수면 시간대를 바꾸겠다고 억지로 잠에서 깨우곤 한다면 고양이의 건강상태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렘수면의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지게 되고 고양이에게 신경장애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게 좋겠다. 신경장애가 오면 꿈에서 몸이 더 격렬하게 반응하게 되고 공격성이 증가하며 반쯤 눈을 뜬 상태로 자기 때문에 안구에 건조가 생기며 충혈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고양이의 뇌에 있는 망상체가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야한다. 망상체가 손상될 경우 고양이는 불면증이나 10~20초만에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이상증세를 보일 수 있고 불면증의 경우 며칠간 잠을 못 자다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이다.


실제로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얌전했던 고양이가 잠만 자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일명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고양이가 동물농장에서 소개된 바 있다.



고양이가 많은 시간을 자면서 깊은 잠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모든 동물이 가지고 있는 위험에 대한 반응성에 있다. 사람의 경우 오랜기간 안전하게 잠을 자는 세월을 보내고 동물에 비해 눈을 제외한 감각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면 주기가 길다. 


하지만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경우는 깊은 잠에 빠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기가 자연적으로 짧아질 수 밖에 없다. 사람도 갓난아이일 때는 총 수면의 80퍼센트가 렘수면이라는 점으로 봤을 때 위험으로부터 바로 반응할 수 있도록 얕은 수면을 하는 것이 확실하다. 


(은비는 이 포즈를 하며 자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가 렘수면 상태에 자주 빠져들어 실눈을 뜨며 몸에서 약간의 경련이 있다면 수면 부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꿈을 꾸는 것은 신기하지만 고양이가 자주 이런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면 고양이가 자는 곳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고양이마다 잠자리의 선택기준은 다르지만 대체로 따뜻하며 주변에 위협요소가 적은 곳을 선택한다. 사람이 활동하는 시간대에는 형광등을 켜고 있는 경우가 많고 주변에 소음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곳에 고양이가 잘만한 집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다. 


(다음 날에 찍은 사진에도 동일한 포즈로 자고 있다.)


고양이의 수면습관을 통해 건강상태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랜기간 고양이와 함께하고 싶은 집사라면 고양이의 자기전 행동과 자는 모습 그리고 깨고나서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자기전의 행동으로는 고양이의 그루밍을 들 수 있다.


그루밍은 고양이가 사냥감 혹은 포식자로 하여금 자신의 냄새를 숨기기 위해 하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고양이가 잠을 자기전에 그루밍을 하지 않을 경우 건강상태를 의심해봐야한다. 야생에서 잠을 잘 때는 포식자로부터 도망가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냄새를 반드시 감추어주어야 한다.



고양이의 자는 모습에서도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고양이는 집사의 구속을 받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얌전히 있지를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잠을 자는 사이에 고양이의 발바닥, 발톱, 귀의 상태 등을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위는 바로 ''이다. 고양이의 코는 깨어있는 상태에서는 촉촉하지만 자는 상태에서는 건조하다.


만약 자려는 고양이 혹은 자고 있는 고양이의 코가 축축한 상태라면 고양이 감기인 허피스 바이러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허피스 바이러스는 고양이가 자주 걸리는 질병 중 하나이며 치사율이 매우 높고 전염성도 강하다. 만약 발열, 무기력증, 식욕부진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면 반드시 병원으로가서 진찰을 받아보는게 좋다.



마지막으로 고양이가 잠에서 깰 때의 스트레칭의 여부를 살펴봐야한다. 고양이는 단잠을 자고 일어날 때 허리를 들어올리는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 경우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이상하다는 증거이다. 몸 내부 혹은 외부에 통증이 있을 경우 고양이는 자고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할 수 없게 된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 고양이의 경우 활동성이 매우 떨어지며 대체로 노령묘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만약 젊은 나이의 고양이가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다면 비만 혹은 몸에 통증이 있는 경우기 때문에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신경써주어야한다. 다만 '스코티쉬폴드'와 같은 기본적으로 골연골 이형성증이란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난 고양이는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부들부들 떨면서 실눈을 뜨는 고양이를 보면 좋은 꿈을 꾸는게 아닌 악몽을 꾸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고양이도 꿈을 꾼다는 점은 정말 신기한 일이지만 꿈을 많이 꾼다는 것은 그만큼 수면의 깊이가 얇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렇게 좋은 현상은 아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3분의 1을 잠으로 인생을 보내지만 고양이의 경우 3분의 2를 잠으로 인생을 보내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수면이란 매우 중요한 행동이다. 고양이가 좀 더 깊은 수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고양이와 오랜시간 함께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고양이와 지내는 시간이 달라 항상 자는 모습만 보고 지낸다면 조금이나마 깨어있을 시간에 놀아주고 밥도 주는 사랑과 정성을 주면된다. 고양이도 집사와의 함께하는 시간이 좋고 집사를 사랑한다면 수면시간대가 차츰 바뀌어간다. 고양이의 수명은 15~20년이지만 같이 지내는 시간이 그보다 훨씬 짧다. 고양이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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