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대체로 높은 곳을 좋아한다고 한다. 창가나 책상, 침대 위에서 지내는건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편이다. 하지만 은비는 더 높을 곳을 추구하고 점점 더 기묘한 곳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고양이의 점프력에 놀랐던 곳은 바로 장롱 위로 올라갔을 때이다.
장롱의 높이는 2m가 넘을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필자의 키를 훌쩍 넘는 이 높이를 은비는 몇 번 시도 끝에 올라갔다. 처음에는 싱크대를 경유해서 냉장고를 타고 장롱위로 올라갔지만 여러번 시행착오를 한 뒤론 장롱 위로 바로 뛰어 올라갔다. 이 때 은비가 혹시나 밖으로 나간 줄 알고 집안에서 비상이 걸렸다.
밖에 나가서 차량 아래부분도 찾아보고 상가건물이기 때문에 지하 쪽 물류창고도 찾아보았다. 하지만 은비는 발견되지 않았다. 노심초사하다가 아직 집에서 나가지 않고 숨어있을까 생각되어 집 안을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은비는 보이질 않았다. 소리를 내서 반응시켜 보려 했지만 반응 조차 없었기 때문에 집 안에 없는 걸로 판명하려는 순간 위를 처다보니 은비가 물끄럼히 우리를 보고 있었다.
자기도 가족들이 찾으며 부르는 걸 눈치채고 있었을 텐데 장난감에도 반응 안하고 여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찾아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한 편으론 은비가 조금 야속하긴 했다. 부르면 잘 오던 애가 높은 곳에서 그저 우리가 찾는 걸 재미삼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높은 곳을 향한 은비의 도전은 그 이후로도 계속 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이 문틈 사이로 올라간 상황이다. 문을 열려고 하는데 무언가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 가족들은 문 위로 은비가 올라간다는 생각을 추호도 하지 못한채 문을 고쳐야겠다며 나사쪽을 바라보았다.
신기한 점은 이렇게 좁은 장소에서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문을 열었음에도 은비가 떨어지지 않고 묵직한 느낌만 들었다.
앞으로도 은비의 높은 곳을 향한 도전은 계속될거 같다. 요즘들어서는 더위에 지쳐 방 바닥에 뒹구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가을이 되면 다시 이상한 곳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으로 은비가 없어진 경우 위 쪽도 유심히 찾을 필요가 있겠다. 숨바꼭질 하는 건 좋지만 집사의 애간장을 태우는 짓은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고사항으로 만일 고양이가 집에서 보이질 않을 경우 높은 곳이나 구석진 곳을 찾아보길 바란다. 밖에 나갔다고 생각되면 주변의 차량 밑이나 집 아래 지하등을 찾아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집에서 지내던 고양이는 바깥 환경이 두려워 멀리나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일 혹은 3일 이내에 반드시 찾아야한다. 경과시간이 오래 될 수록 행동반경이 넓어져 찾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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