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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와 고양이 최후의 승자는?

퇴근하고 나면 대부분의 컴퓨터 작업을 노트북으로 한다. 미리 노트북의 전원을 켜둔 후 샤워를 마치고 돌아오면 이미 은비가 집사의 컴퓨터를 점령하고 있다.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심심해진 나머지 퇴근한 집사의 작업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방해가 시작되면 노트북 아래로 내려놓아도 다시 올라오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됐다.



자리를 옮기면 괜찮겠지 싶어 작은 방으로 옮겼지만 따라와서 또 다시 노트북의 점령을 시작하였다. 이렇게 은비가 노트북을 점령하여 작업도 할 수 없거니와 키보드가 연속으로 눌러진 상태가 계속 되기 때문에 각종 오류가 발생하였다. 은비 덕분에 집사의 노트북은 포맷은 수차례 반복하였다.



그러던 중 문뜩 생각난 것이 바로 노트북의 데스크탑화였다. 데스크탑 컴퓨터처럼 키보드와 모니터 마우스를 따로 구성하여 노트북과 연결하는 것이다. 이렇게하면 노트북을 따로 둘 수 있고 키보드와 모니터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 위로 올라오는 이유는 바로 노트북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좋아해서 올라오는 것이다.



이렇게 결심한 집사는 모니터를 큰 마음먹고 구매를 하였다. 구매를 하자마자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는 은비와의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세팅한 다음 노트북은 따로 두었다. 이렇게 세팅이 완료된 상태로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예상대로 은비는 노트북의 열기 때문에 올라오는 것이었다. 이렇게 집사의 승리로 끝이나나 싶었다.



하지만 은비는 호락호락한 고양이가 아니였다. 처음에는 집사의 의도대로 따라주는 것 같았지만 몇 일 뒤 은비는 깨달음을 얻었다. 바로 집사가 마음놓고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은비는 오랜시간 작업을 하는 것을 훔쳐보았다. 이불속에 들어가서 컴퓨터 작업하는 걸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집사는 은비가 숨은 걸 알고 있었지만 집사를 괴롭히려고 숨어있는 줄을 몰랐다. 그저 이불 속이 좋아서 들어갔겠지 했다. 하지만 은비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집사를 방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은비는 무언가 골똘이 생각하는 지 한참동안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간 같았으면 이술 속에서 자고 있을 은비였는데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은비는 날카롭게 날 주시하였다. 남은 작업이 있어서 신경끄고 하고 싶었지만 너무 강렬한 눈빛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은비는 집사를 조종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배가 고플 때도 싱크대 위로 올라가 "나 아무거나 먹을건데 밥 안줄래?" 이렇게 협박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아무거나 싱크대 위에 있는 음식을 먹으면 안되기 때문에 밥을 주게 된다.



이 점으로 볼 때 고양이는 개보다 더 영리한 두뇌를 지닌지 모르겠다. 개는 주인의 명령에 따르는 반면 고양이는 집사가 시중을 들게끔 움직이게 만든다. 날카롭게 바라보던 은비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표정이 매우 야비하게 변하였다.



항상 이 표정을 지을 때는 귀를 뒤로 젖히곤 한다. 무언가 화가 났거나 집사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을 때 이런 표정을 짓곤한다. 무려 30만원을 들여서 은비의 방해에 벗어나기 위해 세팅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반격은 시작되었다.



반격의 시작



모니터 사이로 공격을 해올줄은 전혀 몰랐다. 모니터를 두고 세팅한 양 옆은 침대가 있기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여 안심하고 있었는데 방심하였다. 그렇게 집사와 은비의 싸움은 은비의 승리로 끝이났다. 이번에는 은비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방법을 강구해서 작업을 방해받지 않게 만들어봐야겠다. 집사와 고양이의 싸움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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