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 똘망 잘 돌아다니던 고양이가 화장실만 들어가면 변비 증세를 보일 때가 있다. 장이 건강하지 않거나 수분과 섬유질이 부족한 경우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증상이다. 변비 증세를 보일 때 집사들은 한 번쯤 '사람이 먹는 요거트를 줘보면 어떨까?'하며 마트에서 요거트를 사오곤 한다.
고양이들도 젖 먹을 시절에는 락타아제가 있어 어미고양이의 모유를 잘 흡수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 젖을 떼면 락타아제가 서서히 감소한다. 그렇다보니 성년이 된 고양이들에게 우유를 주는 건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 소량만 주어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양이들도 있으며 대부분 변비에 걸린 다음 주기 설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화가 잘 되는 요거트
시 중에서 판매하는 플레인 요거트를 먹여도 되지만 매번 비싼 플레인 요거트를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우유와 함께 요거트를 만들어주는게 좋다. 우유의 경우 아무 우유나 사용하면 되지만 되도록 지방이 적은 우유를 선택하는게 현명하다. 무지방 우유도 요거트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필자는 집에 있던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가지고 요거트를 만들었다. 유당이 0g이기 때문에 요거트가 안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잘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아무 우유나 선택해도 된다는 증거가 되었다.
플레인 요거트는 아무거나 선택하기 보다는 요거트의 성분을 보고 설탕이나 감미료가 들어갔는 지 확인해야한다. 대부분 플레인 요거트는 무첨가를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 플레인 요거트에는 액상과당과 설탕이 들어가곤 한다. 성분의 숫자가 매우 긴 제품의 경우 첨가물을 넣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선택하지 않는게 좋다.
플레인 요거트의 양은 제일 작은 걸 선택해도 상관없다. 단지 유산균을 배양하는 재료이므로 적은 양으로도 많은 양의 요거트로 만들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온 가족이 다 먹기 위해 용량이 큰 플레인 요거트를 선택했다.
밥통으로 요거트 만들기
요거트를 만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온도'이다. 유산균이 배양되는 데 최적의 온도는 약 35~40도 사이이다. 이 최적의 온도를 맞춰주기 위해서는 어려가지 방법이 있지만 밥통으로 만드는게 가장 쉽고 보관방법도 우수하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요거트메이커를 사용해도 좋지만 밥통으로도 충분히 요거트를 만들 수 있고 집에 전기밥솥은 하나쯤은 있기 때문에 따로 구입할 필요는 없다.
우선 깨끗히 씻은 그릇에 플레인 요거트를 적당히 넣고 그 위에 우유를 부어준 뒤 잘 저어서 섞어준다. 스테인레스 제품을 사용하면 요거트가 되지 않는다는 유언비어가 떠돌고 있지만 스테인레스 제품을 사용해도 요거트는 잘 만들어진다. 실례로 공장에서 스테인레스 제품을 사용하여 요거트를 만들고 있다.
잘 저어준 유산균 배양액을 뚜겅이나 랩으로 감싸 덮어주면 끝이다. 플레인 요거트를 많이 넣을 수록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지만 밥통에서 온도만 잘 맞춰주면 적은 양으로도 충분히 만들어진다.
밥통은 보온상태를 유지하고 뚜껑을 열어서 열이 차오르는 지 확인해야한다. 대부분 30~40분 정도 예열을 받으면 적당히 따뜻해진 밥통을 확인할 수 있다. 손으로 만졌을 때 살짝 뜨거운 느낌이 들 정도가 되었다면 준비해둔 유산균 배양액을 넣고 뚜껑을 닫아준 뒤 코드를 뽑으면 된다. 이렇게 뚜껑을 닫아놓고 약 8~12시간 정도 방치하면 밥통 요거트가 완성된다.
중간에 밥통이 식었다면 다시 보온으로 전환 후 뚜껑을 열어 손으로 열 상태를 확인 후 코트를 뽑고 닫아주면 되겠다.
자고 일어나 아침에 상태를 확인하니 몽글몽글한 요거트가 잘 완성되었다. 이렇게 완성된 요거트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플레인 요거트보다 젖산의 함량이 매우 높다.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으면 시큼한 냄새가 코 끝을 찌른다면 잘 만들어진 요거트라고 할 수 있다.
젖당(유당)을 먹고 자란 유산균들이 젖당을 젖산으로 바꾸기 때문에 시큼한 향이 나게된다. 전부 젖산이 되었기 때문에 고양이가 먹어도 유당불내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젖산의 함량도 많아졌기 때문에 장건강에 아주 도움이 되는 요거트로 바뀐다.
요거트 먹이는 방법!
아무리 장건강에 좋은 요거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고양이가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원래 플레인 요거트를 잘 먹던 고양이도 밥통으로 만든 요거트는 잘 먹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홈메이드 요거트의 경우 젖산의 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시큼한 냄새로 기호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저로 떠서 먹여본 후 잘 먹지 않는다면 사료와 함께 섞어서 먹이는게 좋다. 습식사료의 경우 요거트를 적당하게 넣어 섞어준 후 먹이면 된다. 건식사료는 따뜻한 물에 불려서 요거트와 함께 섞어 먹여주면 되겠다. 처음에는 소량만 준 후 비율을 점차 늘려가는게 거부감도 적고 효과 좋은 방법이다.
필자의 경우 예전에 만들어둔 자연식과 함께 요거트를 섞어주었다. 직접 떠서 먹이는 것보다 이렇게 자연식과 함께 먹이는게 소화에 더 도움이 된다. 섞어서 먹이는 경우 깊이가 깊지 않은 넓은 접시에 얇게 펴서 주면 훨씬 더 잘 먹는다. 만약 요거트는 잘 먹는데 섞어서 줄 경우 안 먹는다면 얇게 펴서 급여해보는게 좋겠다.
은비는 밥통을 사랑하는 고양이라서 그런지 밥통 옆에 따뜻하게 둔 요거트 자연식을 맛있게 잘 먹었다. 섞어서 먹여도 전혀 먹지 않는 고양이라면 하루정도 굶긴 후 먹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고양이들도 배고프면 반드시 먹게 되어있다. 다만 48시간 이상 너무 오래 굶기게 되면 간에 이상이 올 수 있으므로 하루이상은 하지 않도록 하는게 좋다.
일례로 고양이가 위장병에 걸린 경우 하루정도 굶기면 자연치유에 도움이 된다. 동물병원에서도 위장 관련 질환은 하루정도 굶긴 후 증세를 확인하고 오라곤 하므로 굶기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렇게 굶게된 고양이는 집사를 가만 놔두지 않으므로 이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집사가 안고갈 필요가 있다.
마치며
고양이가 먹을 수 있다고 소개를 했지만 사실 강아지가 먹어도 무관하다. 온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으며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는 홈메이드 요거트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며 만들어낸 요거트를 적당량 떠서 다시 우유와 함께 배양하면 새로운 요거트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한하게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홈메이드로 만들면서 탄수화물의 비중도 줄어든다.
무지방이나 저지방 우유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으므로 비만 걱정도 덜 수 있고 모두가 오래도록 장수 할 수 있는 비결이 되므로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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