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양이

[미스테리] 뭘 보고 놀란걸까?


우리집 은비는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는 이상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옷을 갈아입으려고 장롱을 열면 그 안에 들어가고 서랍장에서 무얼 꺼낼 때도 이미 도착해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정도는 어느정도 봐줄만 하지만 화장실까지 쫓아오는 경우도 있다. 화장실 바로 옆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지 않는 상황이면 문을 닫기도 전에 이미 세탁기 위에 올라와 계신다.



처음에는 별 문제 없겠거니 했지만 문제는 바로 발생하였다. 은비의 동공이 커지면서 무언가를 유심히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경우 무언가에 놀라거나 사냥을 할 때 동공이 확장된다. 동공이 커지면 검정 눈이 되기 때문에 다들 귀엽다고 하지만 고양이를 오래도록 키워온 집사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불안감을 표시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요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인들을 모를 사실을 잠깐 말하고자 하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고양이 사진들 중 검정색 눈이 초롱초롱하게 나오고 눈이 동그랗게 되어있는 사진들은 대부분 고양이를 놀래켜서 만들어낸 인위적인 사진이다. 만일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면 귀여운 사진을 위해 인위적으로 고양이를 놀래키거나 소리를 내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양이도 사람과 동일하게 이런 반응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은비는 무언가가 있는지 동공이 확장되고 한 곳을 응시했다. 처음에는 그저 화장실에 들어와서 불안심리 때문에 그렇겠지 싶었다. 혹시나 해서 은비가 유심히 보고 있던 화장실 창문밖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밤이기 때문에 새가 날아올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고 새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아무리봐도 창문에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창문밖이 신기해서 놀랐나보다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집은 2층이기 때문에 사람도 돌아다니는 게 보이지 않고 맞은 편 집은 공사중이기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 지금은 공사가 마무리되었지만 예전에는 그저 뻥뚫린 벽들만이 있었다. 위의 사진은 최근에 공사가 완료된 시점의 사진이다.



어느정도 유심히 보던 은비가 반응을 보이며 매우 놀랐다. 그래서 지금이 보이는 시점이구나 해서 창가를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살짝 오싹한 느낌이 들어서 서둘러 화장실 은비와 함께 나왔다. 창가 뒤로 보이는 건물은 예전에는 허름한 건물한채가 놓여져있었다. 동물들은 사람이 볼 수 없는 것들도 본다는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은비는 과연 무엇을 본 것일까?



후일담



그 이후로도 은비는 화장실을 계속해서 쫓아온다. 한번은 저 작은 창문을 뛰어든 적도 있기 때문에 위험해서 샤워기로 은비를 화장실 밖으로 나가게 위협한 후 볼 일을 보러 간다. 필자는 이 사건 이후로 한동안 화장실을 이용 못해서 변비에 걸렸다는 전설이 있다. 끝으로 우리집은 상가건물이기 때문에 공용 화장실이 둘이나 존재하고 하나는 폐쇄되어 있다.





공감버튼은 로그인 없이 누르실 수 있어요! 한번씩만 꾸욱!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고양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약 새끼고양이를 주웠다면?  (41) 2015.09.01
고양이도 추위를 탈까?  (34) 2015.08.29
고양이가 먹어도 되는 음식은?  (35) 2015.08.23
꼬리에서 젖이 나올까?  (20) 2015.08.22
집사와 고양이 최후의 승자는?  (20) 2015.08.18